여행 이야기

2022년 7월 프랑크푸르트(8)

김씨할머님 2022. 9. 21. 08:26

괴테하우스에서 나오자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재래식 야채시장이 나타나다.

중고 물품도 참 단정하게  정리해 놓고 손님을 맞이하내.

얼핏 살피니 중고 물건 중에 늘 갖고 싶던 수납이 10군데 되는 질 좋은 가죽 어깨 쌕이 있다.

택이 그대로 달려있는 중고다.

사람이 사용한 흔적이 아무리 살펴도 없내.

아들은< 중고물품도 택을 달아 파내요!> 20 유로란다. 득템!

다른 물건은 택이 없두만.

12시에 배선생 부군께서 네덜란드에서 돌아오셨다.

어제 내가 일본요리를 원했는데 예약을 못해 못먹었어니...

당신께서 나서셔서 오늘 먹게해 준다시며 <같이 식사하자> 초대하시내.

일본가게는 일본 아가씨가 알바하네!

한국가게는 한국인 아가씨가 알바하고

독일에서도 일본맛을 제대로 낸 요리.

 아침에 검사한 코로나 -19 신속항원 테스트 결과가 이메일로 벌써 전송되었다.

약국에서 수도 없이 팔던 거 그거. 지금도 파는 거! 그걸 건당 30 유로 주고 했다.

텍스프리 받겠다고 제1터미널로 일단 갔다.

들어가는 입구가 익숙치 않아 배선생이 헤메자..

미하엘님께서 <촌스럽게...>한국말로 표현하시다.

한국말 능수능란 하시게는 못하시던데...웃겨 죽는 줄 알았다.

 

  대한항공 텍스프리는 제2 공항터미널에서 한단다.

짐을 붙이는 시늉을 하다가 다시 짐을 도로 찾아서 텍스프리 화물 창구로 옮겨야한다. 한참을 복잡한 규정에 따라해보다.

어느 에르메스 가방을 구매한 아가씨가 친절하게 도와준다.

나의 아드님 < 저 정도는 되야 텍스프리 받는 거 아니냐? >하시내. 

나의 행동은 1만원 받을려고 2만원 소비하는 꼴이라나...뭐라나...

그래서 내가 대꾸하다.

<나는 이런 행위를 돈으로 계산 못하고 이런 규정이 있어면, 내가 얼마나 잘 규정에 따라 할 수 있나 알아보는 거다.

이건 마치 3년마다 행해지는 ' 불용 조제약의 낱알 반품' 할 때와 마찬가지다.

약값이 한알에 100원 짜리에 못미쳐도, 그 금액이 돈의 값어치로만 따지지 않고, 내가 해내야하는 업무니까...

하나도 안빠뜨릴려고 노력하는 거다.>

어느 해인가 100원짜리 약알 하나하나 반품 리스트를 작성해 해당 제약회사에 보고하는 것을 목격한 한 직원 아가씨가

<약사님들 진짜 너무하세요! > 했다는 말이 떠올랐다.

그때사 <아~ 돈이었지 참! 돈으로만 보면 너무 시시한 금액인걸... >

 

내 행동이 배선생의 대구 부자 의사오라버니랑 똑같은 행동을 한다고...

몇해 전 오라버님께서도  몇푼 안되는 돈을 돌려 받어시겠다고 바쁘게 공항을 뛰어다니시는 걸 보고, 왜 저러실까?

이제사 오라버님이 이해된다는 말씀을 하시내.

 

11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한국 인천 공항 제2 터미널로 다시 돌아오다. 올때는 동쪽 기류라 약간 빠르고 덜 지루하다.

이제사 그리 성가시던 Q-code한번 사용하다.  해외 입국자 방역 교통수단은 이제 없어졌다.

바로 인천공항에서 본인부담 PCR 검사하다. 빠른 결과를 얻기위해서다. 토요일 바로 약국 개문할려고

결과를 이메일로 보내준다고 내고장 보건소에 업데이트 하란다.

한국이 금요일이라 대구로 오는 열차표가 없어, 부산으로 바로 내려갔다.

밤10시 할머니와 아빠 기다리가 잠이 금방 든 손자놈과

설치고 다니는 1살 손녀, 독일서는 이뻣는데 막상 가져다 놓으니 시커먼 게 무서웠던 지 만지지도 못하는 보더콜리 인형

주위를 맴도는 손녀 얼굴만 보다.

며느님께는 헹켄칼과 후라이펜, 독일냄새 물씬 나는 백 등 당신 낭군의 눈부신 활약등을 

대충 설명드리다.

새벽에 텅빈 KTX 타고 대구 도착 하니 9시. 약국 문 열어보다.

 

 

- 여행후기 -

독일 갔다온 후 며칠간은 깜짝 놀라다.

자다가 꿈속인지 생시인지 모르는 순간! < 독일 가야되는데..>.이러다 깜짝 놀라깬다.

그리곤 <아! 나는 며칠전 다녀왔지!> 하나의 큰 숙제를 마친 양 흐믓하다.

그리고 늦은 밤이면 독일 가기위해 밤 12시 카카오 택시에 캐리어를  뒷칸에 싣고

약국을 나서든 그때의 상기됨을 떠올리며 즐거움으로 가득찬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며칠간의 약국업무에서 벗어나서 진짜 자유롭게  30년간의 약국 개설중 가장 긴 7일간의

오로지 나만의 시간을 보낼 것을 생각만해도 황홀하다.


이번 독일 여행은 동네분들에게 여태의 중국여행과는 다르게 꽤 관심있어하고 <좋겠다! >부러움을 많이 사다.
다녀 와서도 <어떻하더냐?> 남자손님들이 더욱 그러하내. 물어보고 경청해 주고...

나는 며칠간의 여행에서 돌아와, 더욱 내 동네분들을 살갑게 대하게 되다. 그러고 싶다.
나를 기다려주고( 특히 * 처방전), 안부를 물어주고...
내동네 분들을 위해 지금은 소극적이지만,
어느 순간' 내가 뭘 해야 하는가~ '를 깨달을 순간이 반드시 올 것이라 생각된다.

이제 마음이 안정을 좀 찾아가는지... 인천공항 제2 터미널에서 있었던 순간이 떠오르다.
여행사를 이용하여 패키지로 해외여행 떠나던 시절과는 내 앞에 놓인 출국장이 너무 다르다.

셀프 체크인, 셀프 화물 탁송, 도시락 찾기, 혼자서 아침밥먹기 등등,

이 네가지를
11시 40분발 프랑크푸르트발 비행기에
9시 현재, 아직도 서울 시내 있다는 my son nom !
인천공항 도착할려면 늦을 것 같으니 미리 처리하란다.
제군하고 아침밥 같이 한번 먹어보겠다고... 한달반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나는 옛날사람이라 키오스크가 두렵다!
하다보면 그리 어려운것은 아니나, 선뜻 다가가기가 몹씨 주저된다.
또 설프체크인 기계가 그 원리는 대동소이하나 조금씩 제각각이더라.
옆에서 안내해주는 사람이 없어면 못따라 하겠더라.
이제는 아주 빠른 속도로 최첨단 기계화로 세상이 변화하는데

자가용 운전을 안하는 나로서는 교통문화도 순발력있게 못따라가겠고,

최신 아파트가 아니고 후진 일반 단독 세대 건물에  거주중이어서 그런지

엄청 이시대에 뒤쳐져 있음을 이번 여행에서 절실히 깨닫다.

늙은이가 기계를 이리저리 살피니 멋진 공항 직원이 옆에서 일일이 가르쳐주며 ( 결국은 그 신사양반이 다 해놓내!)

그리곤 자주 공항에 오시란다.
이제 '도시락찾기'만 남다.

T.V 에서 보긴 봤는데, 그때도 '도시락' 저게 뭘 선전하는 지를 도통 몰랐다.


얼마전에도 모바일 데이터와 wifi데이터와 해외서 전화걸기

( 혹 몰라서, SK에 전화해서 7일간 해외 로밍은 신청했다.) 등을 배우긴 배웠는데...

아무리해도 이해가 안되어 있는 중에,

예약해둔 도시락을 어디가서 찾아놓으란다.

공항내부도 너무 크고 복잡하다.
2년간의 코로나 -19 기간 동안 공항내부에는 뭔가를 더 첨가시켜 변화를 준 것도 같고
하였튼 그 장소에 가보고 안내께 말이라도 해보자!
도시락 wifi 개념을 그자리서 같이 줄서서 기다리는 젊은이들께 확실히 배우다.


 아침식사빼고 다 해놓으니 그때사 세상 만물이 좀 즐겁다.

아슬아슬하게 공항에 나타난 아들이 무지 반갑다.

지금부터 그는 내가 원하는거는 일사천리로 다 처리해내다.

공항에나 비행기속에서나 나만큼 나이든 사람은 안보인다.
그때 내가 서 있었던 공간은, 내 아들처럼 젊은이들한테 맞추어진 공간인 것 같다.
얼마전부터 군중속에서 나를 한번씩 돌아본다.
서서히 내가 들어서지 말아야 할 곳이 더러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