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2023년 4월의 청산도

김씨할머님 2023. 4. 19. 08:59

새벽 5시 시작된 전남 완도 향발 산행버스를 타고. 10시 완도 여객 터미널 도착. 숨돌릴 틈없이 바로 청산도행 여객선에 승선하다 또 배에서 내리자마자 보적산을 향하는 산들머리에 들어서면서 체계적으로 조성시켜 놓은 해안 절벽길을 위 지도상의 빨간 화살표를 따라 하염없이 걸어보다. 워낙 시간을 단축시킬수 있는 행동을 최산대장님 지휘하에 하여 저녁 출도 배 시간을 1시간 댕길 수 있었다.

 

10시에 승선한 청산도행 여객선내 1층 풍경. 선실 바닥은 온돌이라 따뜻하다. 매표서 창구 앞에 붙혀놓은 알림글. 친절키도 하시다! 밖은 너무 차거운 바람이 세차게 불어 나가보지도 못하겠고.

 

  아직 겨울이 덜 지나갔나~ 싶은 매서운  쌀쌀한 바람이 더러 부는 대체로 맑은 따사로운 봄날씨 속에서

약산 회원 38명 청산도 나들이다.  그랜마 김씨는 예전에 한번 들여다 봤던 곳이다. 그때는 보적산쪽 산행이 아니고 슬로시티 행사장, 청보리밭과 유채꽃  만발한곳 둘러보기 정도 였다.

청산도 보적산(해발 330m)  A조 트레킹에는14명이 함께하다.

특A조 18분들께서는 슬로시티라 내건 청산도 섬일주 나들이 하시고 서편제 영화 세트장 들러보실 것이다.

A조, 산에만 들어서시면  재빠르고 날렵한 걸음으로 훌~ 어디론가 떠나셔서, 같은 버스를 타고 여기까지 오신 것은 분명 아는데...

등반중 이분을 뵈올 확률이 지극히 낮은, 우리의 남학장님이 계속 우리랑 보폭을 맞춰주시며 함께 트레킹 하오신다.

웬일이신가?

어제 한라산 등반으로 인해 탈진상태라 이러고 계신다나...ㅎ 그럼 그렇지!
한라산 정상에서는 2년전처럼 너무 추우셨단다.

그때만 떠올리면
아휴.... ㅎㄷㄷ ...모두 혼나섰지!

10시 남짓, 하선하자마자 엄청 비싼 가성비 최악 일주 버스 타다.기사분이 알려준 저멀리 보이는 양식장이 전복아파트. 보적산 등반 팀 a조14명은 타자마자 내리다.

 

50분후 하선 몇년 전 이곳에  왔을 때는  섬일주 전세버스 이런 거 없었는데.. 없어도 볼 만한곳은 충분히 볼 수 있던데 ...뭐  좋은 거 개발시킨게 별달리 더 있나?

후에 들어본 바, 섬내 독점 일주 버스는 예약시 계약 이행에 따른 상세상황을 그곳 지리도 모르는 분들에게 제대로  고지 않어시고 . . 이쪽에서 느낄 때에는 중도에 내려주고 방치하신 것처럼  ...

다음  또 다른  섬탐방 어수룩한 객지팀  찾아가버렸다는 인상을 심어주셨다는데....

완만한 경사의 산행 들머리에 들어서자, 지나치게 빽빽한 편백나무숲을 보다.짙은 그늘길과 양지 바른길이 번갈아 나타나다. 오르는 산길에는 철쭉꽃이 더문더문 피어져 있고 저멀리 청보리밭과 유채꽃, 봄동꽃이 노랗게 한창 피어 만발하다.

  12시반  보적산 정상(해발330m) 좀 지난 곳에서 점심먹고...(아~참 그 점심때 찰밥!)

3달전부터 점심 주문 찰밥집을 바꾸다. 회원분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전번 밥은 몇 년을 먹어 오던터라 조금 싫증난 깜찍한 맛의 약밥 형태고.

이번은 가정집 찰밥 느낌이고 또  따라온 작은 반찬이 좋다.

범바위로 향할때 거북이가 목을 빼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의 섬 풍광. 어느쪽으로 봐도 여러마리 범의 모양이 보이는 범바위, 범바위에서는 나침반이 방향을 잃는다고 ' 버뮤다 삼각지'란 별명이 붙음.

 

보적산을 내려서 해안 절벽따라 폭좁은 벼랑길을 한참을 걷다. 깊은 산 답게 야생화과 지천이고 귀품있는 야생 난초도 보기 좋다.

 

  이 장갑 .약산총회 선물 중 한가지. 선착장을 향해 오다가 한쪽을  어딘가에서 흘려버렸다.

얼마전까지만해도 간펴로움을 우선적으로 무게 부피 등에 중점을 두어 등산장비를 챙겼어나,
이젠 수납공간이 수월한 보조가방을 지녀야겠다. 뭔가를 자꾸 떨어뜨린다. 
그때 바로 이간사님도 동시성으로  장갑 한쪽을 잃어버렸다.
김씨가 <나도 한쪽 잃었는 데...>이간사님께 말을 했다.

각각 한쪽이니 색은 좀 달라도 한쪽으로 모아주자!  그런 취지의 속마음을 저 밑바닥에 깔고....남자분이 분홍색을 탐할 수는 쫌 없지싶어 ...


전회장님 내외분과 하헌선생님과 김씨 같이 근처 카페 들어가다. 진짜 슬로시티 다운 엄청 느려 터진 카페에서 전회장님께서 사주시는 커피를 기다리고 있는 중 ..이간사님께서 빛의 속도로 오셨던 길을 마구 달리시내!
좀 있다 돌아오시면서

<아무래도 서편제 초갓집 찰영 장소에서 잃은  듯한 당신 장갑 찾으러 분명 가셨는데...그건 없고..분홍색 장갑 한쪽이 한쪽 귀티에 떨어져 있어..조금전 김씨가 말한 게 생각나서 들고 오셨다>하시내!
참 타고난 복은 채에 걸러 없애려도 안없어진다더니..ㅎ

서편제 촬영장소, 내부가 김씨 10 살 때까지 살던 집과 꼭 같아 정겹다. 이곳에서 장갑 한쪽 잃어섰다.

1시 30분, 점심식사 후, 범바위를 향해 가던 도중이다.

이회장님께서 '청산도의 진도 아리랑 구현 노래자랑' 하신다한다. <일등에 5만원 상금이 걸려있다> 공지되다.
당일 이러시면 어떻게 해!

가만히 생각해보니 새벽부터 노래가사 프린트 나눠주면서  마총무님 노래 연습할 때 그때 알아차렸어야 했는 데  .. .

뒤편에서 이회장님 목소리가 들린다. <...이번 노래경연은 소재가 창이다.김씨가 부르면 모든 노래가 창 노래화되니 김씨가 일등이 될 수 있도록 모두가 한 마음 한뜻으로 밀어주자!

옳다구나! 그렇다면... 김씨 예전에 들른  범바위 전망대에서 메론바를 먹은 기억이 얼핏나다.

이회장님 다음달 참석하신다는 철인 3종 경기 응원겸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전망대에 도달하면  얼음뼉다구1개씩  전원 앵겨드린다. 말짜듯됫짜듯 작전을 짜고 있는데...

바로 뒷쪽에서 마총무님 < 잘들 해봐랏! c !> 큰소리로 호통치신다.

뭔가 목적을 갖고 행군하니 거~ 힘 나돼요! 땡볕 속 가파른 산길도 순식간에 돌파!

근데 범바위 전망대에서는 판매 물품이 전혀 없었다. 그럼 가는 길에 시원한 막걸리와 멍게 한사라  찾아 떠나자!
더운 날씨 길은 그늘과 양지가  고루 나타나고 김양식인지 전복 양식인지 모르나 탁 트이고 봄바람결에 일렁이는 풍랑이 좀 있는 바다를 옆에 끼고 철쭉꽃이 간간이 나타나는 폭 좁은  해안 벼랑길  걷다.

멋찐 트레킹 코스에 하염없이 걸어보아 즐거우나  막걸이 상점은 없내!
말탄바위로 향하는 도중 .<지치신분들은 지름길로 내려가라>하시내. 

지치기보단 좀 지루하여 하헌선생님외 5분이서 따로 걸어내려갔다..

2시 30분,그리 보고싶던 자그마한 음료수 가게가 나타났다.

김씨, 서로 사시겠다는 다른 분들을 다 재치고, 카스 맥주6병과 안주를 샀다. 2만6천원에

빅리치 하선생님!

< 이마트가면 만원밖에 안하는것을...조 앞에 농협 이마트가 있는 거... 분명히 봐뒀는데...   거기까지 가자!>하신다.
행여나 이마트가 나타나나...2시간을 걸어와도 없내.

드뎌 선착장에 다달으니...이마트 간판이  보이다!

하선생님 의기양양 <저깄내! 농협 이마트! >

<오다가  목말라  죽었겠어욧! >하여튼 남자분들의 그 짓꾸즘은... 한참 시간이 지나도 웃긴다.

갑짝스럽게 1시간 빨라진 승선시간 변경으로 완도에 6시반에 도착,

새인산님께서 뜨끈뜨끈 푸짐한 해물 하산주를 통크게 쏘신다. 

중학교때부터 특출하게 음악에 재능이 있는 손녀따님이  1000대1의 경쟁율을 뚫고 인서울 예능대학교 입학한 기쁨을 같이 나누자시며...

(속으로...나도 하산주 팍 낼 수 있는 껀수하나  안얻어걸리나? 부러븐지고...)

 7시10분. 대구 가는 길이 멀다고 급하게 하산주 마무리 .
귀향 버스내에서의 디저트, 이계화님이 찬조하오신 오렌지가 너무 많아,

깎아내던 이쁜 윤희님

(배달은 마총무님 전문...과도만 안맡기면 됨. *전번달 사과 깎을 때 목격된 바 있는,그 사과깝데기 1 cm 두께보고는 기겁하여 절대 안맡김 )

급기야

<...아침부터 회원분들 위한 댄싱 체조 리더 할라내...오렌지 깍을라내...일을 너무 많이해서 ...제가  과로사하겠어요! >

야단이내요.ㅎ  .

대구 다 와 갈 즈음, 이회장님 해산 인사 말씀 중에서..

<..본회를 이끌어나가는 분들의 오리발 수고에 감사함을 표하신다>는 대목이 있었다. 왠 오리발?

백조가 우아하게  물위에 떠 있을려면 , 보이지않는 물속에서 헤아릴 수 없이 바삐 물갈퀴를 저어야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오리 또한 똑같은 동작이라야 물위에 떠 있을 수 있었내!
왜 나는 백조의 수고로움에만 치우쳐 있었을까!

오리는 그냥 수고하던말던 보양고기로만 느끼고 있었을까?

결론적으로 껍데기 꼴은 좀 잘 타고 나야겠다!

그래야지만 일신의 고달픈 수고로움이 남에게 어필될 수 있구나!


p.s. 고 모란 이영숙 후배님의 소천하심에 애도합니다.

1976년 봄날 처음 뵈었던 흰색 원피스 계란색 쉐타를 입고 하얀 얼굴의  소녀 같은 당신은 그 당시 교수님 실험실과 교무실 사이를 다니시던 모습이 아른 그리내요. 꽃돼지 (당신이 표현하심)시절이었다고...

해박한 지식과 겸허한 자세로 타인을 심지깊은 배려심으로 지극히 존중해 주시고 매사 모든일에 차분하고 솜씨있게 사물을 대하시던  당신! 이제 편히 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