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풀려 지꺼리는 얘기 등등

[스크랩] 111번 째...부풀여 지꺼리는 얘기는 .... (1)

김씨할머님 2015. 5. 11. 14:44

   1996년경 늦 가을, 비가 마구 쏟아지는데....

 아침 일찍 조 앞에  운구차가 서 있고,

 바로 약국 앞을 남자 몇 분이  초라해 뵈는 관 하나를  몹시 가벼운 듯,  들고 지나간다.

요새는 거의 전문 장례식장을 이용하는 머리에,

 대도시 동네 한가운데서  행상보기가 어려운데...

 상주 집 앞에 장례버스를  바로 세워서 운구해도 될 만한, 그 만한 공간도 있어련만....

남 보기 서글프고 슬프게끔....

동네 한 분이 그 광경을 보고 있다가....얼굴을 들어...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한번 거 떠 보고 난 후, 

“에이고....*할매 눈물인 갑다.!” 그러자 다른 분들도“ 그러시~....”


1992. 5월 이곳 산만대이에 약국을 개설하자마자

어느 보통 키, 야위시고, 고운 흰 피부의 얼굴색, 허름하지만 깨끗한 입성의

 * 70대 후반 치매 할머님이

약국에 들어서시다. 들어서면서부터...다짜고짜

“약국 새댁이요! 죽는 약 좀 주소!”

이러면서 어디서 주웠는지, 꼬질꼬질한 10원짜리 몇 개를 내놓어신다.

그로부터 하루에 두 번이상은 꼭 약국 들어서신다.

늘 상 똑같다.  손톱과 손바닥은 새카만 염료를 묻혀 갖고시는....

10원짜리 몇 개 내보이며 간곡히 나에게 사정한다.


비록  치매가 걸려 남들에게 실수를 하시고 다니셔도, .

말말씨도 ... 본디 양반집 따님이셨는지...참 점잖았다. 비교적 예쁜 치매 환자셨다.

‘삶에 그 무엇이’... 이분을 이리 절망케 하셨는지.....


 "뭐라도 먹고 죽는 약 달라! “

약국에 나타나시게 되면, 근 30분 이상을 나와 신강이 한다.

처음에는 고객이시라꼬 일일이 대꾸해주고 설명하였다. 한 일년 지났을까!

점차 그분이 성가셔졌다.

밖을 내다보다가 그 분이 근방에 나타나시면 숨어 버렸다.

그러면 아무도 없는 약국에서 혼자서 큰소리로

 “ 약국 새댁이요!” 라고 끝없이 불러 제킨다.  필자 나름 곤욕이라면 곤욕이다.


한 2년 지났나...이젠 어느 댁 할머니신지..다 안다. ..

보호자도 다 알고...그 댁 가정 형편도 어느 정도 알고....

동네 한 중간에서 벼루 ,잉크 공장을 하시는 댁이더라...

할머님이 손을 새카맣게 해서 오는 이유는..그 연세 높은 어르신께서 ...

일손을 거들다 먹물을 묻혀오는 것이라 했다.

 옛날 시집오시기 전 , 당신 친정집이 '벼루을 만드는 집'이라 했다.

지금 그 기술을 외손자 되는 이...그러니까 현 공장주...50중반 A씨가

 전수 받아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10원 짜리를 어디서 갖고 오시는 지도...

집에서 엄마라꼬 노동은 시키고...용돈 한 푼도 주질 않아

 온 동네 돌아다니시며 빈병을 주워서 작은 슈퍼에 가지고 간다네..


연관성이 있는 슈퍼 새댁이,  이 필자에게 와서 하소연 내지 푸념을 해댄다.


“그 할머님이 동네 흩어져 있는 더러운 빈병은 죄다 자기 슈퍼에 가져 다 놓코시는,

' 돈으로 교환해 달라 한다' 네....불쌍해서 몇 푼 쥐어주면서.....

'그만 쫌 가져오시라~!'   날이 날 새고 말씀드려도...씨알도 안 먹힌다나...‘

꼬지리한 그 돈을 들고  약국에 나타나시는 것이렸다.


어떤 때는 천 원짜리를 내놓고 약을 구매하시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그 돈은 하나 있는 손녀가 월급 타면, 할머님께 몇 푼 드리는 것이라 했다.

그리고 이 손녀는 시집을 가 ...그런대로 밥술은 먹었다.

성혼한 손자는 두 사람인데....대구 시내서 비교적 큰 문방구 도매상을 경영하더라.



A씨가 나타 났을 때, 내 고충를 말했다.

‘...,댁의 어머님 때문에 영업하는 사람이...내 가게서... 한참을 몸을 숨겨야  한다고...‘


그러자 이 양반 쫌 보소!

“머 한데 그러냐고?” 콧방귀를 뀐다. 그러면서

자기 집에 가서는 뭔 약 한통을 가져온다. 비타민제였다.

‘....어디서 선물 받은 것인데...어머님이 안 드셔서 오랫동안 쳐 박아 놓은 거라네..’.

그러면서  “ 자기 어머님이 오시면 약 한 알 씩 뜯어주란다."


속으로....

뭐~ 이런 사나자석이 다 있노? 내가 당신 공장 종업원이가?


정신이 온전치 못한  당신 어무이를... 내가 참!  영업을 한다고 ...

그래 성가시럽고 귀찮아도...어르신 대우하려고 박대치 못하고....

그냥 내 쪽에서 귀찮고 말자! 그래야만 사람 도리다!....그리  여겼는데...


......내 약국 비타민제를 팔아 주고...그런 부탁을 해도 ...수고로움은 달리 염두에 둬야 하거늘!

사나 자석이...빤빤시럽고  얌통마리 까젓끼는 그만이다! 쳇! 참 불쾌했다!


내가 뻔히 보자...눈치는 빨라서...차마 약국판매대에 내려놓지는 못하더라!


* 그리고 하나 깨달은 게 있다.

사람일은 모르는 일...

지금은 내 부모님께서 위세가 등등하시지만...

상상하기도 싫치만...혹여 정신이 온전치 못하게 되시면.....

사람들에게 환영은 받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최하라도 박대는 받지 않토록..... 부모님이 어디계시더라도.... 매사 살펴야겠다.



그래서 이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소문을 들어 봤다.

이 근방 골목 안에서 문구용 벼루를 만드는데...

우리가 국민학교 때나 중학교 때 붓글씨 연습한다고 ...

문방구에서 파는 헐한 시멘트 벼루와 붓을 학교에 가져가야 된 때가 있었지 않은가?

그~게 ....이집 물건이었다네...

'대구 경북 일대 국민학교 ,중학교 앞 문방구의 벼루, 먹, 잉크는.. 이 집에서 다 납품했다!' 하더라고.

그래서 그 때까지는 이 가정이 어느 정도 윤택했다.


동네분들이 그 집에 놀러 가면 소름끼친다했다

집에 들어서면 집 전체가 찬 바람이... 쌩~쌩~ 돌며...좀 산다고..그 집 식구 전체가

 동네사람 왠만한 사람들 다 눈 아래로 보고... 교만을 떨더라나~.


개인적으로 이 필자는 

‘재물이 좀 있다고... 사람을 함부로  업수이여기는...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대하면...경멸스럽다 하기보단....참으로 간이 크다 그리 여긴다.

물론, 현실에 매우 만족하여...잠시라도 남을 업수이여길 형편이 될 때...마음껏 누리자!

 이런 거면 할 말 없다.



 세상에는 참 멋진 사람들이 많다.

지식인, 사업자, 교육자, 성직자, 과학자 ,의료인,  기술자 등등

자신의 가진 작은 걸로 만족해 다른이를 업수이여기는 사람들은....

각계각층 자신에 맡겨진  책무를 해결해 나가는 멋진 분들을 뵈오면 .....

 과연 어떤 태도를 취할까?


사람의 층계는 층층만층 구만층인데...

 개개인 한 사람 한사람 들여다보면 그 나름 다 尊貴하다.


잠시 순간 현실에는 곤란한 처지에 빠져 있어도...시간이 흐르면 해결될 문제고,

진정 희망이 안 보인다면...할 수는 없다만,

사람사람이...  서로 시간의 문제지... 니 남없이, 누구라도 곤경에 처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세상을 살펴보면.... 그리 함부로 남을 업수이 여길 수가 없는 곳인데....



치매 할머님의 며느님 인,

 그 안주인 되는 이도 계추모임에 가면 ...사람들이 불쾌해서 밥을 못 먹을 정도라 했다.


음식이 나오면 처음부터 끝까지 젓가락으로 음식을 들쑤시며

...이건 태운 거라서 암 걸리고, 이건 짜서 암 걸리고., 이건 조미료가 너무 들어 암 걸리고..요건 중국산이라 농약이 많이 쳐발렸고......등

뭐라도 조용히 맛있게 먹는 법이 없다나...

뭣이 몸에 해로운지를 얼매나 잘 아는 동... 그런 쪽으로만 아는 게 넘 많아!


그러는 이 안주인이 위암으로 60 되기 전에...죽었다.

 허긴 그런 유난을 떨언 바람에 60 까지 살은 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나마 그 집에서는 사람 같았다는데....

글 초입의 비오는 날  운구되시던,  

할머님이 돌아가시기 3년 정도 앞서 일이다. (1)

                                                       ............  to be  continue



출처 : 대구약사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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