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전 7살 난 남자아이가 있었다. 저거 엄마는 약사 다.
그 아이 집은, 남구에 위치한 영선 재래시장 한 귀퉁이의 소방도로를 따라 가면서,
몇 군데 상점이 들어서 있었는데...그 중 한 약국이다.
그 길 강가에는 약국, 통닭집, 만화방, 가방 만드는 집, 작은 슈퍼, 작은 식당 등등 있었다.
약간 영업이 주춤한 시간이면,
비슷한 30대 연배의 상인 아줌마들이 길가에 줄~ 나와 서있다.
나와 서서 이런 일 저런 일 수다 떤다.
그날도 아줌마 몇 사람이 둘러서서 놀고 있었다.
집집마다 고만 고만한 애들이 엄마가 밖에 나와 있으니....
저거끼리 놀다가 저거 엄마한테로 달려와 응석을 부린다.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여기 서 있는 아줌마 중에 누가 제일 이쁘냐?”고 물어봤다.
아이들이 하나 같이
“ 우리 엄마요!”
“우리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예뻐요!“
당연한 대답 아닌가~ ..
(이 필자도 어릴 때는 세상에서 우리 엄마가 제일 미인 인줄 알았다.)
드디어 약국 집 아이 차례가 왔다.
아줌마들이 똑같은 질문을 했다.
다른 애들 같으면 대답이... ‘자기 엄마“라꼬...순식간에 나오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이 아이 ‘뭔~가‘
한참을 골똘이 생각한다.
모두 그 아이 입만 쳐다보게 됐다.
제일로 답답한 이는 그 아이 엄마다.
“그냥 울 엄마요!” 하면 될 일을...
한참 만에 입을 띤 그 아이 말에 모두 깜짝 놀랐다.
“ 통닭집 아줌마요!”
사실 통닭집 아줌마는 김지미씨처럼 화려하게 생겼다.
‘술집 새끼 가오 마담’처럼 분위기 요상하게 생겨...
닭이나 튀구코 있기에는 분위기가 좀 안 맞았다.....쫌 아깝다고나 할까~...
(....최하라도 생맥주집이나 노래방이라도 해야 될 상판이지....* 나중에 정말로 노래방으로 전업은 하더라만....)
애들 눈에도 그런 게 보이나....
좌우지간 그 날...
아이들에게 그런 질문을 발설한 동네 인네부터... 낯꼬재이 없이 됐다.
쭉~ 둘러서서 그 애 약사엄마를 위로한다꼬 ...모두 한마디씩 거들어는 줬다.
“애들이 어데 철이 있어서 그카나~”
“아~가 우에 저카노? ..
가만히 생각해보이 저거엄마보단 통닭집 아줌마가 제일 이쁘게 보이나보다!”
“저 맘 때는... 얼라들이.. 다 저거 엄마 최고 이뿌다꼬 캐야 안 돼나?”
“ 그나저나 xx 저거 엄마, 약사댁이 억수로 서운하겠다!”
그 약사 그날
웃습기도 하고...가짢키도 하고...다른 아줌마들 보기 챙피하기도 하고...
진짜 기분 묘했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