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풀려 지꺼리는 얘기 등등

[스크랩] 108번째 얘기......세상에서 제일 이뿐?

김씨할머님 2015. 5. 11. 14:41

   20여 년 전 7살 난 남자아이가 있었다. 저거 엄마는 약사 다.

그 아이 집은, 남구에 위치한 영선 재래시장 한 귀퉁이의 소방도로를 따라 가면서,

 몇 군데 상점이 들어서 있었는데...그 중 한 약국이다.

그 길 강가에는 약국, 통닭집, 만화방, 가방 만드는 집, 작은 슈퍼, 작은 식당 등등 있었다.

약간 영업이 주춤한 시간이면,

비슷한 30대 연배의 상인 아줌마들이 길가에 줄~ 나와 서있다.

나와 서서 이런 일 저런 일 수다 떤다.


그날도 아줌마 몇 사람이 둘러서서 놀고 있었다.

집집마다 고만 고만한 애들이 엄마가 밖에 나와 있으니....

저거끼리 놀다가 저거 엄마한테로 달려와 응석을 부린다.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여기 서 있는 아줌마 중에 누가 제일 이쁘냐?”고 물어봤다.

아이들이 하나 같이

 “ 우리 엄마요!”

“우리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예뻐요!“


당연한 대답 아닌가~ ..

(이 필자도 어릴 때는 세상에서 우리 엄마가 제일 미인 인줄 알았다.)


 드디어 약국 집 아이 차례가 왔다.

아줌마들이 똑같은 질문을 했다.

다른 애들 같으면 대답이... ‘자기 엄마“라꼬...순식간에 나오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이 아이 ‘뭔~가‘

한참을  골똘이 생각한다.

모두 그 아이 입만 쳐다보게 됐다.


제일로 답답한 이는 그 아이 엄마다.

“그냥 울 엄마요!” 하면 될 일을...


한참 만에 입을 띤 그 아이 말에 모두 깜짝 놀랐다.

“ 통닭집 아줌마요!”


사실 통닭집 아줌마는 김지미씨처럼 화려하게 생겼다.

‘술집 새끼 가오 마담’처럼 분위기 요상하게 생겨...

닭이나 튀구코 있기에는 분위기가 좀 안 맞았다.....쫌 아깝다고나 할까~...

(....최하라도 생맥주집이나 노래방이라도 해야 될 상판이지....* 나중에 정말로 노래방으로 전업은  하더라만....)

애들 눈에도 그런 게 보이나....


좌우지간 그 날...

아이들에게 그런 질문을 발설한 동네 인네부터... 낯꼬재이 없이 됐다.


쭉~ 둘러서서 그 애 약사엄마를 위로한다꼬 ...모두 한마디씩 거들어는 줬다.


“애들이 어데 철이 있어서 그카나~”

“아~가 우에 저카노? ..

가만히 생각해보이 저거엄마보단 통닭집 아줌마가 제일 이쁘게 보이나보다!”

“저 맘 때는... 얼라들이.. 다 저거 엄마 최고 이뿌다꼬 캐야 안 돼나?”

“ 그나저나  xx 저거 엄마, 약사댁이 억수로 서운하겠다!”


그 약사 그날

웃습기도 하고...가짢키도 하고...다른 아줌마들 보기 챙피하기도 하고...

  진짜 기분 묘했다더라~





 

출처 : 대구약사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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