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과의 의미는 몇 개월 뒤에야 알게 되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의 교과 과정 중 제일 특이하게 여겼던 거는
학교 본부 건물 한쪽 뒷켠의 깊은 골목길을 지나
표시 안 나게 있는 아늑한 가정집 같은.... 생활관이란 곳에 들어가서 생활하는 것이다,
그 근방의 청소당번을 자주 하던 나는 그 곳에 그런 건물이 있는 줄,
아주 나중에야 알았다.
3학년 여학생이라면 한번씩은 꼭 거쳐야 한다 했다.
일요일 저녁에 자기 소지품 일절과 한복과 체육복, 사복, 교과서 등을 챙겨 들어가서
(*교복은 마땅히 걸치고....)
집에서와 마찬가지로 그 곳에 기거 하면서 예절을 배우고 7일 뒤 일요일 아침에 퇴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 반 팀 20명이 그 날 일요일 저녁에 입소하고.....
여학생이 거주 할 수 있는 아주 큰 방이 두개 있는데. 한 방에 10명씩 나뉘어 기거하면서
아침 절에 그곳에서 등교하여 낮에는 학교서 정규 수업을 듣고 다 저녁때는 하교를
그 곳으로 하는 것이다.
그 곳은 꼭 동화 속 인양 모든 게 최신식 시설로 편리하게 만들어져있고
지금 생각하면 아파트 구조....
그 당시는 아파트란 게 없었다.
그냥 여학생 교과과정 중 가정이란 교과서 그림에서만 보든 그런 꿈과 같은 구조 공간일 뿐이다. 살림살이도 제일 좋은 거로 구비해 놓고 있었다.
연세 아주 많으신 행동이나 태도가 몹시 여성스럽고 귀품 있는
어여뿐 서울 말하는 할머님 선생님께 7일간 생활 예절...
예를 들면 큰절, 작은절, 차 따르는 법, 요리 하는 법 , 공동생활 하는 법, 여자로서의 소양 등을 교과서에 의존 머리로만 외워서 하는 게 아니라 몸을 움직여 직접적으로 배우는 것이다.
이 할머님 선생님과 도와주던 조교 언니는 그 전에
학교 내에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분들이셨다.
그리고 또 생활관을 다녀온 후로도 학교 내에서는 못 뵀다.
완전 다른 세계에 사시는 분들 같았다.
11월 스산한 깊은 가을날 ...소문으로만 듣던 생활관이라는 곳에 입소했다.
입소할 때 일주일 간의 생활비를 냈다.
그 돈을 임시총무가 관리하면서 전체 살림을 우리끼리 살아가도록 했다.
조교언니가 뭐 사오라 메모해 주면
장보는 당번 팀을 만들어 번갈아가며 칠성시장에 가서 장을 봐야했다.
나보고는 어물전에 가 명태포 튀김을 만들게 명태포를 떠서 오라하시네.
포를 떠 달라면 떠준다 하면서. 생전 처음으로 어물전 상인이 명태포 떠는 거 봤다.
명태포가 필요하면 각자 집에서 하는 줄 알았는데.....
일요일 입소 하자 마자.....
환자가 발생 했다. 옆 방의 생활관 임시 총무가 혼절하여 나자빠 졌단다.
그니는 저거 끼리 잘 노는 노양 친구들 소속이라 난 관심이 없다.
난 그 애가 우리 돈을 맡은 총무인 줄 그 때 처음 알았다.
그 정도로 자기들끼리 논다.
그래도 삐~끔.... 들여다는 봤다.
.
얼굴이 노랗게 질려 일어나도 못하고 누워 있었다.
애들이 걱정된 낯빛으로 그 아이 팔다리를 주무르고 있었다.
그 차 중에 어떤 애가 큰소리로
“ 나는 누가 그랬는 줄 안다. 도둑년~.. 생시 나뿐 가시나!”
나 빼놓고 자기들 끼리는 정보가 공유 되어 있는 뭔가 가 있는 모양이다.
눈치를 보니 ...우리가 맡겨 논 생활관 경비가 몽땅 없어진 모양이다.
총무여학생의 왜관 집에서 누군가 급하게 와서 일단은 메꾸는 듯 했다.
차차로 도둑은 잡기로 하고
누군가가 지목 되었다.
흰 얼굴의 노래를 잘 부르고 다니는 번호가 나랑 멀지 않은 명랑하고 귀티 나는 선이 라는 아이였다. 선이가 지목 되면서, 이전에 일어났던 그 아이의 비행이 우리들 사이에 회자되기 시작했다.
몇 개월 전, 노양이 사과를 내게 준 이유가 뭐냐면..
노양이 자기 언니의 조흥은행 통장과 도장을 가지고 문제의 금요일.... 학교에 가져 왔단다.
그런데 조금 있다 보니 없어졌단다.
그래서 일단 옆 짝꿍인 나를 일차적으로 의심을 해...
나 없을 때 가방을 확 뒤져 본 거 랐단다.
그 다음 날 토요일...
(☀예전에는 시중은행이 토요일도 근무했다. 비밀번호 이런 거도 없고..
통장과 도장이 가장 중요한 때다..)
조흥은행에서 언니 쪽으로 연락이 왔단다.
지금 바로 은행에 와 서 누구를 확인해 달라고.....
조흥은행 근무아가씨가 노양 언니랑 친구여서...
자기 친구통장을 낯선 대구여고 교복차림의 여고생이 돈을 인출하고자 하니
수상히 여겨 통장주인에게 연락을 취한 것이라 했다.
노양 언니는 통장을 노양이 갖고 나간 것도 기가 찰 뿐 아니라...
한 반 아이 선이가 그걸 또 훔친 것에 대해, 꽤 많이 불쾌해 했었다는 후문이다.
범인이 밝혀지자 잠시나마 의심을 한 이 필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차마 지 입으로는 못하겠고...사과는 하고 싶고 하여
자기 집 과수원에서 난 사과 중 제일 큰 것을 골라 내게 주었든 것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들 딴엔 뽁딱불이 났었네.....
선이는 이외도 친구 집에 놀러 가면 그 집의 좋은 물건도 살짝 가져와
제 방에 딱 가져다 놓고 자기 꺼라며...며칠 뒤 제 방에 놀러온 친구들에게 자랑하여
다든기고 (* 탄로가 나고)....
자기 눈에 탐나는 학용품도 일단 훔쳤다가 며칠 지난 후 다시 학급에 가져와
자기 꺼 라 반 친구들에게 자랑한다네...
하도 많이 훔쳐 어느 곳에서 누구 꺼를 훔쳤는지 요량도 안 가는지....
생활관에서의 돈도 그 아이 짓인 게 확실하고...
돈의 액수가 커서 경찰서 가자... 운운하니 도로 내놨다는 말은 들었다.
그래 친구들 사이에서 도둑년이라고 그래 챙피를 당해도
선이는 여전히 얼굴을 빤빤히 들고 여산실히 노래하고 다니네......야는 뭐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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