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풀려 지꺼리는 얘기 등등

[스크랩] 66번째 얘기

김씨할머님 2014. 9. 18. 20:27

1969년 내가 대구제일여자중학교에 입학 했을 때..

좌중을 대번 사로잡는 카리스마 있는, 참 멋진 여자아이가 같이 입학했내..

용모는 보통 얼굴에 약간 작은 키... 땅땅한 형.....

한번 땅땅한 체형은 숙녀가 되도 땅땅하두만......가다는 쫌 없었어~

소탈하게 웃는 그 아이는, 늘 그 애 추종세력들에게  둘러 쌓여있네.

 

 

그 아이는 초등학교 때부터도 이미 유명했든지...선생님들도 그 애를 대접하시네..

대번에 전교생이 운동장에 모여서는 조회 시간 때나 기타 전교생 집합 때도 구령대 앞에서

마이크을 들고 1500명 여중생들을 지휘 통솔하게 했다.

학교 관련 귀빈이 오셔서 참관하시는, 교련 제식 훈련 때도.....

앞에서 똑똑한 그 아이가 앞장서서 하면... 일사천리 우리는 그 아이 구령에 따라 움직였다.

한마디로 어디 내놔도 든든하고 손색없이 잘 해낸다.

물론 자기 학급에서도 반장이고, 중3 때는 전교 학생 대표가 됨은 물론이다.

 

  그 아이가 중2 때 나와 같은 반이 됐다.

하루는

 별로 친하지도 않는 나한테 일부러 와서,내 책상옆에 쭈구리고 앉자 ..

내 보고

“니는 참 이야기를 재밌게 잘해~.. 무슨 이야기든지 쫌 해줘 바라!” 이러고 보챘다.

(그 아이와 나 사이에 개인적인 이야기는 그게 처음이었을 꺼다.)

 

각중에 (*느닷없이).... 무슨 이야기를 해 주노!

 

때 마침 수업시작종이 울리는 바람에 ..............다행이다.

그 날 아무런 이야기를 해주지 못한 게.....여태까지 마음 한 켠에 남아있네...

 

그리고 1972년, 대구여고를 같이 들어왔다.

고 1때 한 반이다. 우리 반 반장이다. (*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평민이다.)

그 아이는 이 학교에서도 여지없이 두각을 나타낸다.

 

학교에서 학년 별 합창대회를 한단다.

우리 반은 “뻐꾸기 왈츠”를 선정하여 몇 달 연습하는데....다른 반보다 월등히 잘했다.

물론 지휘를 맡은 그 아이의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으로 인해서다.

연습하는 우리를 보고

지나가는 선생님들도 1학년에서는 우리 반이... 1등은 따논 당상 이라고 입을 모아

칭찬하셨다.

나도 다른 반 연습하는데 일부러 가봤는데...

곡의 선정도 그렇고, 화음과 연습량 등에서 우리가 타 반과 차원이 다르게 잘한다 생각됐다.

 

대회 당일 전교생 1500여명이 교내 강단에 모이고 , 선생님들도 다 모인 자리에서

몇 달간 갈고 닦은 실력들을 펼치기 시작했다.

우리 반 차례가 되었다.

그런데...여태까지 연습 때도 한 번도 실수가 없었던 그 아이가 한 소절 빠르게

지휘를 시작하고 말았다.

우리가 어리둥절하여 어떤 애는 노래를 시작하고 어떤 애는 안 부르고....

우리는 지휘자의 얼굴만 뻔히 봤다. 그 아이 얼굴에 당황 한 빛이 역력했다.

장내가 이내 웅성 그린다.

시작과 동시에 노래는 이미 엉망이 되었다.

촉망받던 우리 반은 이미 끝났다.

그 순간을 그냥..... 모면하고 싶었다고만 생각되어 섰지 싶다!

 

 

그 날 일에 대해 우리 반 애들은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근데....그 날 이후로 우리 반 반장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어린마음에

자기가 잘못해서 반 전체가 망신당하고 확실시 되던 우승을 놓쳤다는 생각에

자기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 모양이다.

 

그 애를 다시 만나는 것은 대학교 2학년 일 학기 시작일 때다.

편입학으로 우리 대학에 들어 왔내...

내심 무척 반가워서 인사하고 싶었는데...

내 곁에 절대 오지 않는다.

강의실에서 계속 마주치는데도....일부러라도 오지 않는다.

다가가면 의도적으로 살~ 피한다.

여고 1년 때, 그 당시 그니 나름 자신의 참담한? 모습을 아는 내가 싫은 모양이다.

 

가까이 가고자 몇 번을 시도 하다가.....그니 입장에서 나를 생각해보고...

내가 그 애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자....나도 조심해서 피했다.

 

예전에 그렇게나 활달하던 그 아이의 모습은 이미 없고 ...남 앞에 나서지도 절대 않고...

고1때 그 일이 그니에게는 트라우마가 된 것 같았다

 

.

 대학 졸업하고 서로 약사가 된 시점에서

30여년이 지난 다음

제 작년 약사신문에

경기도 xx지부에서 그 지방 최초로 여성 시약회장이 당선 됐다고 기사가 떳네.

그니 이름이다.

그래 그러면 그렇치!..............그래야지..........그래야 너지~

출처 : 대구약사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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